미국 9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7% 올라 8월(3.4%)보다 빨라졌어요. 드러켄밀러 쪽에서는 이번에도 새 공시나 새 발언이 없었어요. 그래서 28년 전 오늘로 가 볼게요. 1998년 10월 15일, 미국 연준은 정례회의가 없는 날 급히 금리를 내렸어요. 그보다 두 달 앞서 드러켄밀러는 CNBC에 나와 러시아에서 20억 달러 넘게 잃었다고 스스로 털어놨어요. 그의 대표적인 실패로 꼽히는 일이에요.

기준일 2026년 10월 15일 · 최근 24시간은 한국시간 10월 14일 아침부터 15일 아침까지예요. 1998년 이야기는 당시 보도와 책, 회사 역사 기록으로 다시 엮었어요.

1998년 8월 러시아가 빚을 못 갚자 퀀텀 펀드는 20억 달러 넘게 잃고도 버텼고, LTCM은 넉 달 새 46억 달러를 잃어 금융회사 14곳이 떠받쳤어요.

TV에서 먼저 꺼낸 20억 달러

소로스 펀드는 1994년부터 동유럽과 옛 소련에 투자했고, 1997년 가을에는 러시아 기업에 25억 달러 넘게 넣어 두고 있었어요. 드러켄밀러는 그때 소로스 펀드의 최고투자전략가로 대표 펀드인 퀀텀 펀드를 굴렸어요.

1998년 여름 러시아는 버티기 힘들었어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7월 13일 226억 달러 지원을 승인했지만, 8월 17일 러시아 정부는 루블화 값을 끌어내리고(평가절하) 국내 빚을 갚지 않겠다고(디폴트) 선언했어요. 해외 빚 상환도 미뤘어요. 루블은 한 달도 안 돼 가치의 3분의 2를 잃었어요.

1998년 루블화 환율 (1달러당 루블)
날짜루블무슨 날
8월 14일6.29평가절하 직전
8월 17일6.43평가절하·디폴트 선언
8월 25일7.86모스크바 은행 간 거래소 기준
8월 26일고시 없음중앙은행이 달러·루블 거래 중단
9월 21일219월 2일 환율을 시장에 맡긴 뒤

위키백과 '1998 Russian financial crisis' 기준이에요.

8월 26일 수요일 오후 4시 조금 전(미 동부), 드러켄밀러는 CNBC에서 퀀텀 펀드가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 통화위기로 20억 달러 넘게 잃었다고 담담하게 밝혔어요. 러시아 중앙은행이 달러·루블 거래를 멈춘 바로 그날이에요. 어디서 잃었냐는 질문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고, 이튿날 뉴욕타임스는 달러 표시 채권 거래에서도 손실이 났다고 전했어요.

8월 27일 아일랜드 일간지 아이리시 타임스에 실린 그의 말은 한 문장이었어요. "우리는 위험을 졌고, 틀렸다(We took a risk and we were wrong)." 소로스가 2주 전 파이낸셜타임스에 러시아 금융위기가 '말기 단계'에 이르렀다고 경고한 뒤였어요. 기사는 이 손실을 소로스 퀀텀 그룹 역사상 가장 큰 손실로 적었어요.

그의 고백 뒤로 다른 헤지펀드들도 줄줄이 손실을 공개했어요. 3억 달러 넘던 운용자산이 2500만 달러 안팎으로 쪼그라든 곳도 있었어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손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흐름이 이때 처음 생겼다고 책은 적었어요.

그해 장부

러시아 주가가 80% 넘게 폭락해 투자 대부분을 잃었는데도, 퀀텀 펀드는 12월 31일 플러스로 한 해를 마쳤어요. 8월 말 19%를 넘던 누적 수익이 연말에는 그보다 줄었으니, 가을에도 손실이 더 났다는 뜻이에요. 같은 그룹의 퀀텀 이머징 그로스 펀드는 10월 말까지 31%를 잃고 문을 닫았어요.

1998년 러시아 위기와 퀀텀 펀드
날짜일
1997년 가을소로스 펀드, 러시아 기업에 25억 달러 넘게 투자
1998-07-13IMF·세계은행 226억 달러 지원 승인
1998-08-17러시아 평가절하·디폴트 선언
1998-08-26드러켄밀러, CNBC에서 20억 달러 넘는 손실 공개. 그해 누적 수익은 19% 넘게 플러스라고 밝힘
1998-08-27"우리는 위험을 졌고, 틀렸다" 보도
1998-09-23LTCM, 금융회사 14곳이 36억2500만 달러로 떠받침
1998년 말퀀텀 펀드 연간 12.4% 수익

러시아발 충격에 가장 크게 넘어진 곳은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였어요. 러시아가 디폴트하자 돈이 가장 안전하고 거래 많은 채권으로 몰렸고, LTCM이 팔아 둔 채권은 비싸지고 사 둔 채권은 싸졌어요. 이 펀드는 넉 달이 안 되는 사이 46억 달러를 잃었고, 9월 23일 연준 감독 아래 금융회사 14곳이 36억2500만 달러를 넣어 떠받쳤어요.

여기서부터는 해석이에요. 드러켄밀러가 소로스에게 배운 원칙으로 늘 꼽는 말이 있어요. "맞았는지 틀렸는지가 아니라, 맞았을 때 얼마를 벌고 틀렸을 때 얼마를 잃느냐가 중요하다." 1998년 퀀텀은 러시아에서 크게 틀렸지만, 그 손실이 펀드를 통째로 삼키지는 못했어요. 같은 위기에서 LTCM은 버티지 못했어요. 퀀텀이 빚을 얼마나 얹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아, 두 펀드의 차이를 숫자로 견줄 수는 없어요.

그는 2021년 골드만삭스 대담에서 자기 펀드 듀케인의 '손실 없는 해' 기록을 두고 운이 컸다고 했어요. 몇 해는 연중 큰 손실 상태였다가 우연히 12월 31일에 플러스로 끝났고, 5월부터 이듬해 5월처럼 재면 손실 난 해도 있었을 거라고요. 1998년 퀀텀의 장부도 달력을 어디서 끊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혀요.

1년 전 인도네시아, 1년 뒤 러시아

국제 구제금융이 붙은 나라에서 데인 건 러시아가 처음이 아니었어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그는 태국·말레이시아 통화를 위기 전 봄에 팔아 두었다고 했지만, 소로스 펀드 매니저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18억 달러어치까지 샀어요. 그는 "IMF 프로그램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포괄적이었는데 수하르토가 그냥 뒤집었다. 그곳 부패 수준을 순진하게 봤다"고 했어요. 그해 퀀텀 수익률은 17%로 S&P 500의 절반에 그쳤어요.

해석하자면, 두 번 모두 IMF 지원이라는 안전판이 있던 나라였고 두 번 모두 그 안전판이 정치 앞에서 버티지 못했어요. 다만 그가 러시아에 건 논리를 직접 밝힌 원문은 찾지 못했어요. 남은 건 "위험을 졌고, 틀렸다"는 변명 없는 한 문장이에요.

그 시절 소로스 펀드에는 지금 재무장관인 스콧 베선트도 있었어요. 2000년 6월 8일 소로스가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에 다시 투자하겠다고 밝힌 날, 유럽 투자를 맡던 베선트는 회사를 떠나 독립하겠다고 했어요. 드러켄밀러는 그보다 앞선 4월에 떠나겠다고 밝혔어요. 26년 뒤 드러켄밀러는 베선트 재무부의 장기 국채 되사기(바이백)를 앞장서 비판하고 있어요.

연준이 서둘러 내린 금리

1998년 가을 연방기금금리 목표 (%, FRED DFEDTAR)
날짜목표변화
9월 25일5.50-
9월 29일5.25-0.25%p (정례회의)
10월 15일5.00-0.25%p (회의 사이 긴급 인하)
11월 17일4.75-0.25%p

LTCM을 떠받친 지 엿새 뒤인 9월 29일 연준은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고, 10월 15일에는 회의 일정도 없이 한 번 더 내렸어요. "대출자들이 갈수록 몸을 사리고 금융시장 여건이 불안해 앞으로 수요를 억누를 것"이라는 이유였어요. 11월 17일 세 번째 인하까지 석 달 새 0.75%포인트가 내려갔어요.

그다음 이야기는 그가 2015년 강연에서 직접 풀었어요. 1999년 2월께 인터넷주를 2억 달러어치 공매도했다가 3월 중순까지 6억 달러를 잃었고, 젊은 기술주 트레이더를 들여 매수로 돌아서 그해를 약 35% 수익으로 마쳤어요. 2000년 3월께엔 고점 무렵 기술주를 60억 달러어치 샀다가 30억 달러를 잃고 소로스를 떠났어요.

이 대목도 해석이에요. 그는 같은 강연에서 시장 전체를 움직이는 힘을 기업 이익보다 중앙은행과 유동성(시장에 도는 돈의 양)에서 찾으라고 배웠다고 했어요. 1998년 가을 세 번의 인하는 러시아 충격을 덮었고, 그 뒤 이어진 기술주 급등에 그는 처음엔 맞섰다가 나중엔 올라탔어요. 그 인하가 거품을 얼마나 키웠는지는 따로 따져 봐야 할 문제예요.

28년 뒤 연준은 반대로 움직여요. 연준은 9월 16일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만들었고, 드러켄밀러는 그 엿새 전 미국 차입비용이 여전히 조금 낮고 추가 인하는 필요 없다고 했어요.

10월 14일 나온 9월 소비자물가는 3.7%로 예상(3.6%)을 넘었어요. 휘발유가 한 달 새 9.1% 올라 전월 대비 상승분의 절반 넘게 차지했고, 식품·에너지를 뺀 근원 물가는 2.6%예요. 다음 연준 회의는 10월 27~28일이에요.

오늘 확인한 기록

스탠리 드러켄밀러 최근 24시간 공개 행보 (10월 15일 아침 기준)
구분최근 24시간유효한 최신 기록
SEC 공시0건9월 14일 대량보유 신고(Schedule 13G)와 정정본
공시로 확인된 포트폴리오 변화0건6월 30일 기준 13F(8월 14일 제출). 7~9월 매매는 11월 중순 3분기 13F에서 보여요
본인 인터뷰·강연·기고0건공개 자료 모음의 마지막 항목은 2026년 2월 모건스탠리 대담이에요
주요 언론 보도새 행보 보도 없음모틀리 풀 10월 12일 반도체 보유 정리 등 2분기 13F 재정리예요

공개 자료 모음은 빠진 항목이 있어 영문·국문 뉴스 검색과 함께 봤어요.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가 분기마다 내는 미국 상장주 보유 보고서(13F)의 최신판은 6월 30일 기준이에요. 신고 총액은 약 52억1000만 달러이고, 가장 큰 종목은 유전자 검사 회사 나테라(16.6%)예요. 분기 말 평가액이라 매입 원가와는 달라요.

미 국채 공식 금리 (%, 재무부 파 수익률)
만기10월 13일10월 14일변화
2년4.794.82+0.03%p
10년5.215.19-0.02%p
20년5.605.57-0.03%p
30년5.565.52-0.04%p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날, 장기 금리는 조금 내리고 2년물만 올랐어요. 재무부는 10월 15일 10~20년 구간에서 최대 60억 달러 바이백을 공고했고, 응찰·매입 결과는 아직 올라오지 않았어요. 앞선 10월 8일 20~30년 구간에서는 응찰 약 149억 달러 가운데 한도 60억 달러를 다 샀어요.

확인하지 못한 것